구매해주실분….

중고나라에 노트북을 판매하려고 올린 지 2주 정도가 지났다.

아무래도 노트북에 실금이 있어서인지 판매가 생각만큼 잘 이뤄지지 않았다. 가격을 조금 더 낮춰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한 구매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수수료를 아끼고 싶은데, 혹시 제가 자주 이용하는 마켓에 올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렇게 알게 된 곳이 바로 ‘아토마켓’이었다.

진짜 그럴듯하게 생겼고, 구글에서 검색하면 1위였다. 지금은 닫았다.
이처럼 구매하면 이름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주문하는데 이름과 비밀번호를 요구하다니…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해당 사이트는 정상적인 중고거래 사이트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처음에는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사이트와 다른 사람들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듯한 모습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지만, 실제 결제 과정을 확인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것도 이미 노트북 판매글을 등록한 뒤에 말이다….

과거 중고나라에서 30만원을 사기당했던 기억[TOP]

사실 중고나라를 이용하면서 사기를 당했던 기억이 있다.

정확히는 와이프가 사기를 당했던 것인데, 결혼하기 전 연애를 하고 있을 당시였다. 약 30만원짜리 휴대전화를 구매하려다 중고나라 결제 사이트와 거의 동일하게 만들어진 가짜 사이트에 속았던 것이다.

그것도 하필 결혼 전 연애하던 시절에 벌어진 일이라… 나름 진땀을 뺐던 기억이 있다.

어쨌든 그 사건 이후로는 중고거래를 할 때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슬슬 꼬시는데, 1만원도 추가 수수료로 부담한다 한다. 게다가 포인트로 결제한다니… 이걸 믿은 내가 잘못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구매자가 알려준 아토마켓에 접속한 뒤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사업자등록 여부였다.

그런데 아뿔싸.

실제로 사업자등록이 조회되는 곳이었다.

사이트 역시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져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판매글도 있었다. 여기까지 확인하니 어느 정도 믿음이 생겼고, 결국 노트북 판매글까지 등록하게 됐다.

그런데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내가 이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어떤 단계로 넘어갈까?’

직접 구매를 시도했더니…. 계좌번호가 이상하다[TOP]

판매글을 등록한 김에 구매 과정도 확인해보기로 했다.

나중에 살펴보니 판매자가 이미 한도계좌라 자신의 한도가 끝나 아토마켓에 있는 포인트로 결제한다고 알려왔다. 여기서부터 쎄하다 느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은 지나쳤다…

어쨌든 아무 물품이나 선택한 뒤 결제 단계까지 넘어갔는데, 여기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입금 계좌번호가 정상적인 은행 계좌라고 보기 어려운 형태로 표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12345-6789’처럼 사이트를 제작하면서 임시로 채워둔 숫자가 그대로 나타나는 듯했다.

처음에는 내가 무언가 잘못 본 것인가 싶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통상 에스크로 거래라면 구매자가 사이트를 통해 결제하고, 입금 사실이 확인되면 판매자에게 물건을 발송하라는 안내가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정작 돈을 입금할 계좌번호부터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거래를 진행하라는 것일까.

여기에서 기겁했다.

내가 노트북을 판매하겠다며 글을 올린 사이트가 정상적인 거래 사이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토마켓을 의심하게 된 세 가지 이유[TOP]

1. 에스크로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입금 계좌[TOP]

차라리 OO은행이 아니라 실제 은행명을 적어놨다면 바로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큰일 날뻔 했다.

가장 먼저 의심했던 것은 역시 계좌번호였다.

구매자가 돈을 입금해야 할 계좌정보가 임시로 입력된 것처럼 나타났다는 점인데, 정상적인 거래 사이트라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판매자는 어떻게 돈이 입금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까?

만약 사이트에서 임의로 입금이 완료됐다는 안내를 띄운다면 판매자는 이를 믿고 물건을 발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웹사이트 하나 만드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당장 나 역시 챗GPT를 이용해 블로그를 만들고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결제 화면처럼 만들어놓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결국 사이트에 ‘입금 완료’라는 문구가 나타난다고 해서 실제로 돈이 안전하게 보관됐다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특히 중고거래는 물건을 먼저 보내버리면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 돈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발송했는데 정작 입금된 금액이 없다면…. 그야말로 대참사다.

2. 다른 판매자의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TOP]

두 번째로 이상했던 부분은 판매자 정보였다.

일반적인 중고거래 사이트라면 판매자의 거래 이력이나 다른 판매글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토마켓에서는 다른 판매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판매자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인지, 어떤 거래를 진행했는지 등을 살펴보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제법 이용하는 사이트처럼 보였는데.. 정작 거래 상대방의 정보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니.

이런 구조라면 구매자 입장에서도 거래 상대방을 확인하기 어렵고, 판매자끼리 정보를 주고받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3. 판매글 삭제가 불가능했다[TOP]

개인적으로 가장 불쾌했던 부분이다.

사이트에 대한 의심이 생기자 곧바로 노트북 판매글부터 삭제하려고 했다.

그런데 수정 기능은 있었지만 삭제 기능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작성한 게시물인데 삭제할 수 없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여기서 더 큰 문제가 떠올랐다. 바로 비밀번호였다.

판매글을 등록하면서 사용했던 비밀번호가 사이트 운영자에게 노출됐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런 사이트라면 입력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결국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던 다른 사이트들의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아토마켓을 이용한 지 일주일쯤 지났을까.

스팀 계정에 해킹 시도가 발생했다.

하필 해당 사이트에서 사용했던 비밀번호와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던 계정이었다.

두 사건이 실제로 연결되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시기까지 겹치니 상당히 찜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평소 2차 인증을 반드시 설정해두는 습관이 있었다는 점이다. 덕분에 계정에 대한 비정상적인 접근을 막을 수 있었다.

어쨌든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외부 사이트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 자체도 상당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나라에서 이런 판매글은 조심하자[TOP]

이번 일을 겪으면서 중고나라를 이용할 때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사실 중고거래 사기 수법이 특별히 복잡한 것도 아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자를 유혹하거나, 안전한 거래라는 말로 안심시킨 뒤 외부 사이트 또는 계좌이체로 유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네 가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1. 다른 게시물보다 현저히 저렴한 가격[TOP]

중고나라를 둘러보다 보면 유독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게시물이 있다.

예를 들어 다른 판매자들이 50만원에 판매하는 제품을 20~30만원에 올려둔 경우다.

물론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굳이 다른 사람보다 수십만원씩 저렴하게 판매할 이유가 있을까?

특히 인기 있는 전자제품이나 노트북, 스마트폰이라면 더욱 그렇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덥석 구매했다가 오히려 더 큰돈을 잃을 수도 있다…

2. 외부 사이트 결제나 직접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경우[TOP]

이번 아토마켓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고나라에서 판매글을 보고 연락했는데 갑자기 다른 사이트를 알려주면서 그곳에서 결제하라고 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수수료를 아끼고 싶다는 이유로 외부 결제를 요청하거나, 안전결제 대신 계좌이체만 요구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직거래를 요청했는데 이를 거부하면서 무조건 돈부터 보내라고 한다면 굳이 거래를 진행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물론 거리가 멀어서 직거래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공식 안전결제를 이용하면 될 일이다.

3. 판매완료 게시물이 많다고 안심하지 말 것[TOP]

“제 판매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래를 많이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판매자들도 있다.

실제로 판매완료 게시물이 여러 개 있다면 어느 정도 믿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판매완료 글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졌다는 뜻은 아니다.

계정을 이용해 판매 이력이 있는 것처럼 꾸미거나, 실제 거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게시물을 만들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완료 게시물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판매자를 신뢰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럴듯한 거래 이력에 안심했다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으니까..

4. 사기 계좌 조회에서 검색되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TOP]

중고거래를 하면서 입금하기 전에 계좌번호를 조회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사기 피해 신고 이력을 확인하는 방식인데, 여기에서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사기범이 타인 명의 계좌나 새로운 계좌를 사용한다면 조회 결과에 아무런 기록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고 이력이 없는 계좌라고 해서 정상적인 판매자의 계좌라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2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이라면 중고나라 공식 안심결제를 이용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안심결제도 아무 곳에서나 진행해서는 안 된다.

앞서 와이프가 당했던 사기 역시 중고나라 결제 사이트와 동일하게 만들어진 가짜 사이트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이트 주소부터 실제 중고나라 공식 사이트나 앱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내 돈은 소중하니까….[TOP]

중고거래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상대방의 말을 무조건 믿기 시작할 때가 아닐까 싶다.

수수료 몇 푼 아끼려다가 수십만원을 날린다면…. 그야말로 대참사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럽다면 과감하게 거래를 포기하시라. 내 돈은 소중하니까.